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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 이건휘 충청남도지체장애인협회장
장애인들 장애와 노화로 인한 중복 문제 겪고 있어
 
<탁성진 기자> 기사입력  2020/02/07 [19:02]

현재 장애 영역 서비스 대부분 청·장년층 이전에 집중돼

 

연령 높아질수록 욕구 증가활기찬 노후 위한 지원 절실

 

 

▲ 이건휘 충청남도지체장애인협회장.     © 운영자

 

Q. 회장님 반갑습니다. 신년에 본지의 독자들께 격려의 말씀 주시죠.

 

경자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아 여러 가지 소망들이 있을 것입니다. 모두가 건강하고, 살림살이도 좀 더 넉넉한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새 아침 밝은 태양처럼 독자 여러분들에게도 새로운 희망이 솟아나기를 기원합니다. 

 

Q. 장애인에게 이동권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합니다. 이동권에 대한 평소에 소신이 있다면?

 

이동권은 한마디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차별 없이 함께 어우러지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행복추구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행복추구권은 추상적으로는 행복을 실현 또는 추구할 수 있는 권리라고 정의 내릴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 장애인들은 행복추구권을 보장받고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한국의 장애인들은 이동권 제한과 같은 높은 장벽에 부딪혀 제대로 된 행복추구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쁜 시간에 뭣 하러 휠체어를 끌고 나와?”

 

믿기 어렵겠지만 이는 버스를 이용하려던 한 장애인 승객이 버스 기사에게 들은 말입니다. 이 한 문장으로 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는 비장애인 시민들의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 이동권 시위 때 몇몇 비장애인 시민들이 내뱉는 무례한 발언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비장애인 국민들의 인식이 개선되어 장애인 국민들의 이동권 보장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 나아갈 때라야 비로소 빠른 정책적 조치가 취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더불어 살아가는 이런 포용적 흐름이 경제·복지의 통합적 발전과 함께 갈 때라야 우리나라도 진짜 복지국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동권과 관련하여 우리 협회에서는 15개 시군에서 장애인이동지원센터를 운영하는 등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현재는 지난해 6월 민간업체 관리 위탁으로 충남 광역이동지원센터가 개소해 현재 운영 중입니다. 그로 인해 수년째 지역에서 장애인들과 소통하며 이용하는 장애인이 어디가 불편한지, 이동시에 어떤 것을 원하는지를 장애인들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힘쓰고 있던 저희 협회(시군지회)에게 서비스를 받던 장애인들의 각종 불편·불만 민원이 쏟아지고 있어 장애인 당사자들의 피해가 무척 커졌습니다. 민간업체 주도의 충남광역이동지원센터 운영으로 인해 이동권 보장을 위해 힘써온 우리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서 상심이 매우 큽니다. 

 

Q. 현장복지를 챙겨온 충남지역 협회장으로서 충남도의 복지정책에 대한 회장님의 식견을 듣고 싶습니다.

 

더 행복한 복지수도 충남 건설을 목표로 지난 11월 충남복지재단이 공식 출범하는 등 충남복지발전 5개년 계획이 잘 추진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장애인분야에서 꼭 필요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예산을 무분별하게 삭감해 장애인들을 위한 사업 운영에 어려움이 상당합니다. 직접 발 벗고 담당 공무원들과 도의회 의원들에게 필요성을 강조해 추경 때 일부를 반영하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예산 편성시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보여주기식의 예산 절감을 위한 행정을 하지 말고 꼭 필요한 곳에 쓰일 수 있도록 예산을 편성해주길 바랍니다. 충남광역이동지원센터 개소로 인한 장애인들의 불편으로 인해 민원이 무척 많다고 들었습니다. 이는 현장의 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고 탁상행정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장애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 충남장애인신문 탁정원 회장(사진 우측)과 인터뷰 하는 이건휘 충청남도지체장애인협회장(사진 좌측).     © 운영자

 

Q. 회장님은 일생을 장애인의 복지와 지위향상을 위해 헌신하신 것으로 정평이 났습니다, 현실의 복지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소외와 차별의 대상이었던 장애인들이 참여와 평등의 주역이 되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건강한 사회,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 있는 장애인들이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는 직업이 필요합니다. 직업 자활, 일자리를 주는 게 장애인복지의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먹고 살 수 있도록 일터를 주는 게 가장 절실합니다. 그로 인해 장애인의 지속가능한 자립과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높이고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입니다. 장애인들의 인권 사각지대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적장애인들의 성범죄 문제는 무방비로 노출된 경우가 많습니다. 너무 가슴 아픈 일입니다.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존중하면서 배려하는 성숙한 사회 분위기 조성이 필요합니다. 

 

Q.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가 시간의 부족과 케어에 대한 문제 등 제도개선을 해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최근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가 시행됨에 따라 진행되는 활동보조서비스에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활동지원 시간이 감소했고 특히 최중증장애인의 경우 절반가량의 활동지원시간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가에서는 아직 정책이 시행 초기인 만큼 최대한 빨리 급여량이 줄어든 장애유형, 장애정도에 대한 종합조사표 문항 등 세부조사를 통해 피해를 보는 장애인이 없도록 대안을 마련한다고 합니다. 문제를 발견했다면, 당장 급한 불 끄는듯한 일시적인 해결책이 아닌 문제의 재발을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왜 문제가 발생했는가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결할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지하고 파악하는 것, 그것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것입니다.

 

현재의 민간중심 사회서비스 전달체계의 비효율과 낮은 질,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선도할 수 있고, 나아가 사회서비스가 상품이 아닌 공존을 위한 공공적 수단이라는 점을 보여줄 수 있도록 공적 운영체계로 설립·운영되는 장애인 자조단체인 한국지체장애인협회같이 장애인 당사자주의에 입각한 서비스 제공 주체로서 장애인의 욕구에 부합하고 가장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들이 대폭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고령화 사회에서 장애노인들의 이용 가능한 문화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대안이 있다면?

 

우리나라 고령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장애인의 경우 더욱 심각한 수준입니다. 장애인들은 장애와 노화로 인한 중복 문제를 겪고 있어 여러 서비스가 필요하지만, 그에 대한 지원이 매우 부족한 현실입니다. 현재 장애영역의 서비스는 대부분 청·장년 이전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장애노인들도 여러 서비스 욕구가 증가하지만 노인서비스와 장애서비스 영역에서 모두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욕구도 증가하지만, 필요한 자원은 감소하는 역설적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이에 활기찬 노후를 위한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입니다.

 

장애노인이 경험하는 삶은 장애인으로서의 삶과 노인으로서의 삶이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생의 전반에 걸쳐 지속되는 연속적인 현상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며, 장애인복지와 노인복지 각 영역으로 구분하기 보다는 생애주기별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 장애노인에 대한 대응은 장애인복지와 노인복지의 공통영역으로 인식되어야 하며 양쪽 영역의 공동대응이 필요합니다.

 

문화공간의 부족의 대안은 장애노인 문화복지를 지역단위에서 실현하는 일입니다. 장애노인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공간, 문화적 소양을 지닌 장애노인이 역할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은 지역사회입니다. 중앙정부 차원의 기본계획이 수립되더라도 구체적으로 장애노인의 문화복지는 지역, 그 가운데서도 소규모 지역을 기반으로 할 수밖에 없습니다. 장애노인의 문화활동이 지역단위 공공 복지시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현실을 고려해서도 그렇고, 장애노인 문화복지가 제기된 사회적 배경을 고려해서도 그렇습니다. 장애노인의 문화생활은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비롯되어야 하며, 그것은 소규모 지역단위 내에서 실현되어야 합니다. 

 

Q. 장애인 전용목욕탕이 필요한 현실인데 녹록치만은 않습니다. 현실적인 방법이 있다면?

 

저는 1365일 대중목욕탕에서 남들보다 일찍 하루를 시작합니다. 인근에 있는 대중목욕탕에 가면 우선 들어가는 입구부터 힘이 듭니다. 대부분의 목욕탕이 2층에 위치해 계단을 이용해야 하고 탕 안에 들어가서도 욕조의 턱이 높아 장애인이 사용하기에 어려움이 많고 그 어려움을 이겨내고 목욕탕에 들어가서 목욕을 하는 동안에도 주위의 시선이 따가워 오래 있고 싶지 않다는 게 대부분의 의견입니다.

 

장애인들도 자신을 청결하게 가꾸고 싶어 하지만 사회적 시설의 부족으로 원하는 만큼 다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오래전부터 비장애인들의 눈치를 받지 않고 마음 편히 자신의 몸을 드러내고 목욕할 수 있는 전용 장소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원하는 시간에 쾌적한 시설에서 자유로이 등을 밀 수 있는 목욕의 사치를 누리고 싶은 것입니다. 장애인을 비롯해 노인, 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정책은 더욱 실질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구호적, 선심성 현금 위주 지원은 주는 측이나 받는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자활을 위한 보조적 수단, 또는 그들의 아프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머리를 써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정책적·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국가 차원의 전방위적인 정책 및 사업이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장애인들이 마음 놓고 드나들면서 그들만의 사교를 즐기고,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거나 지켜갈 수 있도록 전용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진정한 장애인복지사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총선 입후보자들의 공약에서 꼭 한 번 챙겨봐야 할 항목이라 생각합니다. 

 

Q. 매년 개최하는 장애인합동결혼식이 지역사회에 잔잔한 감동이 되고 있습니다.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올해 21번째를 맞이하는 충청남도장애인합동결혼식은 장애의 역경을 딛고 생활하는 장애인 중에 어려운 경제적 여건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장애인 및 장애인가정을 발굴하여 신혼여행을 포함한 결혼비용 일체를 지원하여 가정과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자활의욕을 높여 화목한 가정을 꾸밀 수 있도록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충청남도지체장애인협회 후원회장이며 도원이엔씨 대표이사님이신 성우종 회장님께서는 지금까지 총 5억 원이 넘는 비용을 예물, 신혼여행 경비로 지원해주고 계십니다.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합법적인 부부가 됨으로써 사회적 책임의식과 재활 의지를 높여 자립적으로 생활하면서 화목한 가정육성에 기여하고, 신혼여행의 단체 활동을 통해 대인관계에 원만한 의사소통의 기회를 줌으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과 협동심 증대, 사회통합과 정상화로 장애인들의 의식변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Q. 장시간 수고하셨습니다. 마무리 말씀을 해주십시오.

 

2020년은 우리 장애인들에게 도전이자 기회의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올해 경자년은 쥐띠 해입니다. 쥐는 지진이나 홍수가 날 때 그 누구보다 먼저 그 신호를 감지하는 동물입니다. 급변하는 불확실과 위기의 시대에는 쥐와 같은 능력과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해입니다. 낮은 자세로 장애인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장애인들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일꾼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 신성한 의무와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습니다. 선거는 장애인들의 미래를 생각해 보고, 이를 위해 마음을 모을 좋은 기회입니다.

 

행복한 미래는 우리가 모두 함께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장애인들이 힘을 합쳐 하나의 목소리를 낸다면 우리가 이루지 못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새해가 충청남도 장애인들이 더 큰 발전을 이루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하며, 저도 우리 장애인들이 더욱 나은 여건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장애인가족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정리탁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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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2/07 [19:02]  최종편집: ⓒ e행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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